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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화장품

비건 화장품에도 방부제가 들어간다고?

by ggomi-news 2025. 7. 9.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의 균형점 찾기

비건 화장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끗하다’, ‘순하다’, ‘안전하다’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브랜드 철학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비건 뷰티는 분명 ‘윤리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비건 화장품이라도 ‘무첨가’ 제품은 아니다.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놀라는 부분이 바로 방부제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비건인데 방부제?’, ‘그럼 진짜 천연 화장품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비건 화장품에 방부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 방부제가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 가능성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비건 화장품에도 방부제

 

1. 비건 화장품의 기준은 ‘방부제 유무’가 아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성분이 없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즉, 비건 인증 여부는 방부제를 포함한 성분 전체가 인공이냐 천연이냐를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식물성 유래의 방부제이면서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비건 기준에 부합할 수 있다.

비건 화장품에 방부제가 들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비건이 아니거나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2. 방부제가 필요한 이유: 제품 안정성과 소비자 안전

2-1. 화장품에 방부제가 없는 경우 벌어지는 일

화장품은 피부에 바르는 제품인 만큼, 오염 위험과 세균 번식 가능성에 항상 노출돼 있다.
특히 스킨케어나 크림처럼 수분이 많은 제품은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방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면, 제품은 개봉 후 며칠 만에 부패하거나 소비자 피부에 자극, 트러블, 심한 경우 감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

2-2. 유통기한과 지속 가능성의 관계

화장품에 방부제를 넣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진다.
이는 곧 제품의 폐기율 증가로 이어지며, 결국 더 많은 원료, 포장재, 운송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즉, 방부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제품의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낭비를 줄여 지속 가능한 소비에 기여할 수 있다.

 

3. 비건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부제는 무엇인가?

비건 화장품 브랜드들은 가능한 한 동물 유래가 아닌, 저자극 천연 또는 식물성 방부제를 선택한다.
아래는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비건 인증 가능한 방부제들이다.

방부제 성분유래 및 특징비건 적합성
소르빈산칼륨 (Potassium Sorbate) 천연 과일에서 유래, 곰팡이와 효모 억제 식물성 유래 가능, 비건 인증 제품 다수
벤조산나트륨 (Sodium Benzoate) 자두, 사과 등 과일에 자연 존재 동물 실험 없음, 광범위 사용
페닐에탄올 (Phenoxyethanol) 장미에서 유래된 알코올 성분 합성도 가능, 인체 안전성 높음
로즈마리 추출물 천연 항산화 및 항균 효과 완전 비건, 무독성
레불린산 (Levulinic Acid)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 천연 유래 비건 방부제로 주목받음
 

이처럼 비건 화장품에 사용되는 방부제는 안전성과 식물 유래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택되고 있으며,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매우 낮은 농도로 사용되고 있다.

 

4. 방부제가 곧 독성이라는 오해, 진실은?

4-1. '무방부제=안전'은 오히려 착각일 수 있다

‘무방부제 화장품’이라는 문구는 종종 ‘더 안전한 화장품’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방부제가 없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그 세균 자체가 피부 트러블이나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2. 방부제는 ‘얼마나’보다 ‘무엇을’ 쓰는지가 중요하다

중요한 건 방부제를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부제를, 얼마나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안전성이 결정된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동물 실험 이력, 유래, 환경 독성, 피부 반응성 등을 분석하고 방부제를 선택한다. 이는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안전하고 투명한 선택일 수 있다.

 

5. 지속 가능성과 방부제: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비건 화장품은 단지 ‘비건’이라는 단어에 갇힌 제품이 아니다. 그들은 지속 가능성, 환경 보호, 윤리적 소비를 모두 고려한 브랜드 철학 아래 제품을 설계한다. 여기서 방부제의 역할은 단순히 제품 보존이 아니다.
생산-유통-폐기 전 과정에서 자원을 절약하고 낭비를 줄이며, 소비자가 제품을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지속 가능 전략이다.

 

6. 소비자가 방부제 관련해서 확인해야 할 3가지

  1. 비건 인증 로고 유무
    → PETA, EVE VEGAN, The Vegan Society 등 공식 인증이 있다면 신뢰도가 높음
  2. 전성분표 확인
    → 소르빈산칼륨, 벤조산나트륨, 레불린산 등은 식물 유래 가능성이 높고 안전
  3. 유통기한과 사용기한
    → 너무 짧은 유통기한을 가진 제품은 오히려 위생 관리가 까다로울 수 있음

 

7. 천연 방부제라면 모두 안전할까?

‘천연’이라는 단어는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에서는 ‘천연’이라는 표현이 과학적 안전성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는다.

7.1 천연도 자극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천연 방부제 성분 중 하나인 에센셜 오일은 강력한 항균력을 가지는 대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특히 민감성 피부나 아토피 피부를 가진 소비자에게는 천연 방부제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 티트리 오일 → 항균 효과는 뛰어나지만, 고농도 사용 시 자극 유발
  • 시트러스 계열 오일 → 피부 광과민성 위험
  • 계피추출물 → 일부 사용자에게 가려움증 유발 가능성

따라서 방부제를 천연이라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성분의 안정성, 농도, 배합 방식 등 과학적 기반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8. 비건 브랜드는 방부제를 어떻게 다루는가?

많은 국내외 비건 화장품 브랜드는 방부제에 대해 투명하고 윤리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다.

8.1 대표 사례

  • 디어달리아 (Dear Dahlia)
    → EWG 그린등급 성분 위주 포뮬러 + 페녹시에탄올 1% 이하 사용
  • 멜릭서 (Melixir)
    → 천연 유래 방부제를 선택하되, 성분 리스트를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표시
  • 라네즈 비건 라인 (Laneige Vegan)
    → 글로벌 비건 인증 획득 후 전 성분 포함 방부제까지 공개

이처럼 방부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느냐가 브랜드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 포인트다.

 

9. 소비자는 어떻게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9.1 전성분표 보는 습관을 들이자

방부제가 들어갔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면, 제품 포장에 표시된 전성분(INCI)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모르는 성분이 있다면 공식 인증기관의 성분 데이터베이스(EWG, COSMOS 등)를 참고해보자.

9.2 ‘무방부제’보다는 ‘저자극 인증’ 또는 ‘비건 인증’을 확인하자

무조건 방부제를 뺀 제품보다는, 어떤 방부제를 사용했고 그것이 어떤 기준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공신력 있는 비건 인증이 있다면, 해당 제품은 방부제까지 윤리적으로 검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 비건 화장품의 방부제,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다

방부제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비건 화장품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비건 브랜드는 방부제 선택과 성분 관리에 더 엄격하고 투명한 철학을 적용한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어떤 기준으로 화장품을 판단하느냐이며, ‘무첨가’라는 단어에 속는 것이 아니라 성분을 이해하고, 브랜드의 지속 가능 전략까지 함께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다. 비건 화장품은 방부제를 포함하더라도 그 방부제가 환경, 생명, 인간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