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건 화장품

천연 방부제의 함정: 비건 화장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 이슈

by ggomi-news 2025. 7. 27.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성분이 없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 ‘환경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많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이른바 ‘착한 화장품’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자연 유래 성분을 중심으로 한 제품군이 주류를 이루면서 천연 방부제 사용 역시 하나의 기준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천연 방부제가 오히려 제품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수분 함량이 높은 크림, 세럼, 클렌저 등은 미생물 증식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으며, 방부 시스템이 충분히 견고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의 피부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비건 화장품에 사용되는 천연 방부제의 특징, 발생 가능한 미생물 오염 문제, 그리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한다.

비건 화장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 이슈

 

1. 비건 화장품이 천연 방부제를 선택하는 이유

비건 화장품은 철학적으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할 뿐 아니라, 인체와 지구에 해가 덜 되는 방향을 지향한다. 이는 방부제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기존 합성 방부제는 강력한 항균 효과를 자랑하지만,

  •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우려
  • 일부 성분은 호르몬 교란 물질로 분류
  • 환경에서 분해되지 않아 생태계에 축적 가능성

이러한 이유로 많은 비건 화장품 브랜드는 합성 방부제를 피하고, 식물 유래의 천연 방부제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1) 천연 방부제 예시

로즈마리 추출물 항산화 및 항균 효과 있지만 농도에 따라 피부 자극 우려 있음
그린티 추출물 폴리페놀 성분이 유해균 억제, 그러나 방부력은 약한 편
자몽씨 추출물 (GSE) 항균 작용이 있으나 변질되기 쉬움
에탄올 보존력이 있으나 고농도 시 피부 건조 유발 가능
은 (Silver) 계열 항균 효과 있으나 일부 소비자는 알레르기 반응 보임
 

➡️ 문제는, 이들 성분의 방부력이 합성 방부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미생물 오염 이슈로 이어지는 첫 번째 이유다.

 

2. 미생물 오염이 발생하는 비건 화장품의 조건

제품 자체의 포뮬러 외에도, 비건 화장품이 미생물 오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들이 존재한다.

1) 수분 함량이 높다

에멀전, 젤, 에센스, 마스크팩 등 수분 기반 제품은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번식 최적 조건을 제공한다.

2) 화학적 보존 시스템이 제한적이다

합성 방부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pH, 점도, 용기 설계 등 물리적·화학적 요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3) 소비자 사용 습관에 따라 위험성이 높아진다

  • 손으로 직접 떠서 사용하는 크림
  • 욕실 같이 습한 곳에 보관되는 제품
  • 개봉 후 장기간 방치된 비건 제품 등은 미생물 오염 확률이 높아진다.

 

3. 미생물 오염 시 발생 가능한 문제

1) 제품 변화

  • 점도가 묽어지거나, 층 분리 발생
  • 색상 변화, 불쾌한 냄새 발생
  • 침전물 생성

2) 피부 반응

  • 뾰루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 가려움, 홍조
  • 트러블 부위의 2차 감염 위험

3) 법적 문제

  • 유통기한 내에 오염 발생 시 제품 리콜 또는 피해 보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 방부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

 

비건 브랜드 입장에서는 합성 방부제를 배제하는 것이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다.
또한 MZ세대를 포함한 윤리적 소비층은 ‘성분 리스트에 낯선 화학물질이 없는가’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다.

즉, 비건 브랜드가 천연 방부제를 고수하는 이유는 단지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전략이 오히려 소비자의 피부 건강을 위협한다면?
방부 시스템을 재설계하거나, 그에 준하는 안전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는다.

 

5.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 ‘복합 방부 시스템’

 

천연 방부제를 사용하면서도 미생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일 성분이 아닌 복합적인 보존 전략이 필요하다.

1) pH 조절

  • 피부와 유사한 약산성(pH 5.0~5.5) 유지 시 세균 증식 억제에 도움

2) 에어리스 용기 사용

  • 외부 공기와 접촉을 줄여 오염 가능성 최소화
  • 크림, 로션 등에 적합

3) 천연 방부제 간 복합 처방

  • 예: 자몽씨 추출물 + 은 성분 + 천연 에탄올을 저농도로 결합하여 안정성 확보

4) 소량 생산과 짧은 유통기한 전략

  • '수제 화장품' 브랜드의 방식처럼, 작게 만들어 빠르게 소진하는 전략
  • 단점: 가격 상승 및 유통 불편

 

6. 소비자가 체크해야 할 방부 시스템 확인법

 

비건 화장품을 구매할 때, 아래 요소를 체크하면 미생물 오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전성분 리스트 ‘페녹시에탄올’, ‘소듐 벤조에이트’ 등 방부제 성분이 있는지 확인 (천연인지 합성인지 파악)
개봉 후 사용기한 (PAO) ‘6M’, ‘12M’ 등의 기호 확인 → 개봉 후 사용 가능 기간
제조일자 표시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 사용’ 제품일수록 신선하고 안전
용기 구조 튜브형, 펌프형 등 손 접촉이 적은 용기를 선택할 것
보관법 안내 고온다습한 환경 피하기, 냉장보관 필요 시 안내문 유무 확인
 

 

결론: ‘천연’이라는 단어에 안심하기 전에, ‘안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비건 화장품은 지속가능성과 윤리성이라는 면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성분이 ‘천연’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다.
특히 방부 시스템이 약한 제품은 미생물 오염이라는 실질적 위험을 품고 있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져야 한다.
비건이든 아니든, 제품을 선택할 때는 성분뿐 아니라 유통 조건, 용기 구조, 방부 시스템까지 꼼꼼히 따져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성과 피부 건강, 둘 모두를 지키는 현명한 소비.
그 시작은 천연 방부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