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비건 화장품에 대한 오해는 왜 반복되는가?

ggomi-news 2025. 7. 1. 23:29

비건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리뷰에는 여전히 잘못된 인식과 오해가 상당수 존재한다. 심지어 인증된 비건 제품임에도 비비건 같다는 리뷰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리뷰는 결국 다음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반복적으로 비건 화장품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확산시키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소비자 리뷰 속 오해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지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제품 실체와 어떤 괴리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소비자 정보 전략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비건 화장품에 대한 오해

오해의 출발점: 리뷰 기반 소비문화의 구조적 한계

1. 리뷰 신뢰도가 무조건 높다는 인식

국내외 대부분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가장 먼저 리뷰를 확인한다.
이때 제품의 품질, 만족도 외에도 성분이나 인증 여부에 대한 추측성 코멘트가 있을 경우, 그 내용을 팩트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거 향이 진해서 인공 향료 쓴 것 같아요”
“립인데 너무 발색 좋아요. 이거 카마인 들어간 거 아니에요?”
“저는 비건 화장품은 효과 없을 줄 알았는데 이건 효과 있어서 비건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이처럼 직접적인 근거 없이 사용감, 향, 색상 등 외형적 요소만으로 성분이나 인증 여부를 추측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2. 리뷰 시스템 자체의 검증 부재

리뷰는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더라도 이를 수정하거나 걸러낼 수 있는 구조가 없다.
심지어 쇼핑몰 자체가 제품의 비건 여부를 명확히 표기하지 않는 경우에는, 리뷰가 유일한 정보원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소비자 리뷰 속 오해 유형별 사례 분석

유형 ① "효과가 좋아서 비건은 아닐 것 같아요"

  • 적용 사례:
    레티놀, 안티에이징 크림, 롱래쉬 마스카라, 고발색 립스틱 등
  • 문제점:
    “비건 화장품은 순하지만 효과는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내재되어 있음
  • 실제 실체:
    최근 대부분의 기능성 비건 화장품은 식물 유래 고효능 성분(바쿠치올, 식물성 펩타이드 등)으로 기능과 윤리성을 모두 충족함
  • 예시 제품:
    The Inkey List 레티놀 세럼 (비건), Ere Perez 립 틴트 (비건)

유형 ② "향이 강해서 비건 아닐 듯"

  • 적용 사례:
    에센셜 오일 베이스 제품, 허브 추출 오일 기반 화장품
  • 문제점:
    ‘비건은 무향일 것이다’라는 오해 또는 인공 향료=동물성이라는 잘못된 연결
  • 실제 실체:
    향이 강하더라도 에센셜 오일, 식물 추출 베이스로 구현한 경우 다수
    인공 향료도 동물 유래가 아닌 합성일 수 있으며, 향의 강도와 비건 여부는 무관
  • 예시 제품:
    Aromatica 티트리 샴푸 (비건), OSEA 말리부 오일 (비건)

유형 ③ "질감이 부드러워서 실크 쓴 것 같아요"

  • 적용 사례:
    고보습 크림, 립밤, 블러셔, 광채 베이스
  • 문제점:
    실크 = 고급 질감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음
  • 실제 실체:
    칸델릴라 왁스, 코코넛 오일, 시어버터 등 식물성 성분 조합으로도 실크 질감 구현 가능
    텍스처는 성분이 아니라 포뮬레이션과 기술의 결과
  • 예시 제품:
    Axiology Lip-to-Lid Balmies (비건), BYBI Babe Balm (비건)

 

리뷰가 오해를 강화시키는 구조

1. 리뷰의 ‘공감수’가 정보 왜곡을 키운다

‘이 제품 카마인 쓴 것 같아요’라는 추측 댓글에 좋아요가 많이 달리면,
실제 제품에 카마인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그 정보가 사실처럼 퍼지게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소비자 대부분은 해당 제품의 성분표나 인증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공감 지표만으로 판단을 내리는 습관을 갖는다.

2. 마케팅보다 리뷰가 더 신뢰된다는 인식

브랜드가 아무리 공식적으로 비건 인증 마크를 공개해도,
"소비자가 느끼기에 비건 같지 않다"는 리뷰가 더 신뢰를 얻는 경우도 많다.

이는 정보보다 인상에 의존하는 소비 습관이 만든 왜곡된 신뢰 구조다.

 

제품 실체는 어떤가? (실제 비교 사례)

제품명리뷰 속 오해실체인증 여부

 

Youth to the People Vitamin C Serum 효과가 너무 좋아서 동물 유래 성분 예상 식물성 카페인, 유기농 추출물 기반 전 제품 비건 / PETA 인증
Ere Perez Carrot Pot 발색이 너무 좋아서 카마인 의심 비트, 산화철 기반 비건 색소 The Vegan Society 인증
The Ordinary Retinol 레티놀이라 동물성일 것 같다는 오해 합성 비건 레티놀 사용 PETA 비건 인증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 역량: ‘주관’에서 ‘근거’로

  1. 성분표 직접 확인하기
    • 카마인(Carmine), Beeswax, Lanolin, Silk, Collagen 등 동물성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
  2. 공식 인증 기관 확인하기
    • The Vegan Society, PETA, Leaping Bunny 등 국제 인증 마크 여부
    •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제품별 인증 상태 확인
  3. 제품 리뷰는 경험 참고용, 인증은 판단 기준으로
  4. 리뷰는 사용감과 만족도를 참고할 수 있는 자료일 뿐, 제품의 과학적 성분이나 윤리적 기준을 판단할 근거는 아니다.

 

브랜드와 유통사가 함께 해야 할 일

  • 제품 포장에 비건 인증을 크고 명확하게 표기
  • 유통 플랫폼 내 제품 상세 페이지에 ‘비건 여부’ 체크리스트 제공
  • 성분표에 동물 유래 성분 포함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UI 도입
  • 리뷰 시스템에도 ‘성분 관련 의견’은 별도 섹션으로 관리하고, 브랜드 공식 답변이 달릴 수 있는 구조 마련

 

소비자-브랜드 간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실천 전략

1. 소비자 스스로의 정보력 향상

비건 화장품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구매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성분 판별 역량이 필요하다.
성분표 읽는 법, 비건 인증 마크 식별법, 주요 동물성 원료 목록 정도는 이제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이다.

실제 소비자 중 상당수는 카마인, 라놀린, 밀랍 등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제품을 판단하며, '자연유래'와 '비건'을 혼용해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성분 분석 앱(예: 화해, INGREDIENTS, INCI Decoder) 등을 활용해 스스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2. 브랜드의 ‘수동적 인증 공개’에서 ‘능동적 설명’으로의 전환

많은 브랜드가 비건 인증을 받았음에도, 그 정보를 작게 표기하거나, 단순히 웹사이트 하단에 로고만 올려두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비건 정보의 수동적 공개’는 소비자의 혼란을 더 키울 뿐이다.

앞으로는 브랜드가 제품 상세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능동적 정보 제공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 해당 제품이 왜 비건인가를 명확하게 설명
  • 어떤 성분을 동물 유래에서 식물 유래로 대체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
  • 제품 성분 옆에 ‘식물 유래’ / ‘합성 유래’ / ‘동물 유래 없음’ 등의 표시를 도입
  • 자주 묻는 질문(FAQ)에 "이 제품은 왜 비건인가?", "어떤 기준을 충족했는가?" 등 소비자 질문 중심 답변 제공

3. 유통 플랫폼의 구조적 개선 필요

온라인 쇼핑몰, H&B 플랫폼 등에서 비건 화장품을 검색할 경우, 정확한 필터가 없거나, 브랜드 단위로만 분류되어 제품별 비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브랜드 전체가 비건이 아닌 경우, 소비자는 부분 비건 제품을 쉽게 식별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 제품별 비건 인증 필터 시스템 도입
  • 비건, 크루얼티 프리, 클린뷰티를 명확히 분리하여 태깅
  • 쇼핑몰 리뷰 섹션 내에서 성분 관련 질문을 공식 답변과 연결
  • ‘비건 제품 전용 영역’을 구성해 소비자 혼란 최소화

 

비건 화장품 생태계를 위한 방향성과 책임

비건 화장품 시장은 단지 ‘제품 판매’의 영역을 넘어서, 윤리적 소비, 환경 지속 가능성, 기업의 책임 경영이라는 넓은 프레임 안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와 브랜드, 유통사 모두가 책임 있는 태도로 정보와 선택을 다뤄야 한다.

  1. 소비자는 더 이상 ‘감’이나 ‘감정’에 의존한 구매가 아니라,
    정보와 기준에 기반한 윤리적 구매로 전환해야 한다.
  2. 브랜드는 인증 마크만 붙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과 설명을 동반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갖춰야 한다.
  3. 플랫폼은 ‘편리함’만이 아니라,
    정확함과 투명성이라는 사용자 경험의 질적 전환에 투자해야 한다.

 

비건 화장품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사회적 기준이자 기업 윤리의 척도다.
이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흐름이 왜곡되지 않아야 하며,
리뷰 기반 오해에서 벗어나 근거 기반 판단이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구조 속에서
비건 화장품 시장은 더욱 투명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