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유명 브랜드의 비건 라인, 진짜 비건일까?

ggomi-news 2025. 6. 30. 11:13

최근 국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비건 라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디올, 에스티로더, 로레알, 클리오, 이니스프리 같은 대형 브랜드부터 중소 뷰티 기업들까지, 비건 화장품 시장 진입을 공식 선언하고, 제품 포장과 광고에 ‘비건’, ‘크루얼티 프리’, ‘식물성’이라는 키워드를 대거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하나의 라인이 비건일 뿐인지, 브랜드 전체가 비건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지, 혹은 마케팅 수단에 불과한 ‘비건 포장’은 아닌지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비건 라인을 둘러싼 실체와 마케팅 전략, 그리고 소비자가 진짜 비건 화장품을 판별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기준을이 무엇인지 제시하고자 한다.

유명 브랜드의 비건라인 진짜일까?

‘비건 라인’이라는 표현의 애매함

전체 브랜드가 아닌 ‘일부 제품’만 비건

많은 유명 브랜드는 브랜드 전체가 아닌 일부 라인 혹은 제품만을 비건 인증 대상으로 설정한다.
이때 마케팅에서는 “비건 뷰티”, “비건 철학 반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전체 브랜드가 비건인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 브랜드 A는 50개 제품 중 5개만 비건 인증을 받았지만, 전 제품군에 ‘비건 뷰티 브랜드’라는 문구 삽입
  • 브랜드 B는 특정 라인에서만 동물성 원료를 제거했지만, SNS에서는 ‘우리는 동물을 사랑합니다’라는 캠페인을 전체에 적용

이는 명백히 브랜드 이미지와 실질 제품 간의 불일치를 유발할 수 있다.

 

비건 인증의 유무가 핵심이다

'비건'이라는 단어만 믿어서는 안 된다

공식 인증 없이 ‘비건’이라는 표현만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지만, 소비자 오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진짜 비건 화장품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반드시 공식 인증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주요 국제 비건 인증기관

인증기관인증 마크특징
The Vegan Society (UK) V-Label 세계 최초 비건 인증 기관, 기준 엄격
PETA (USA) Cruelty-Free & Vegan 동물실험 금지 + 성분 기준 동시 충족
Leaping Bunny 토끼 마크 제품 전 생산 과정 모니터링 필수
V-Label (EU) 초록 잎 V 라벨 유럽식 비건/채식 인증 시스템 활용
 

이러한 인증 마크가 없는 제품은, 아무리 브랜드가 유명하더라도 진짜 비건 화장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주요 브랜드 사례 분석

1. 이니스프리(Innisfree)

  • 비건 인증 제품: 그린티 프로바이오틱스 라인 일부
  • 마케팅 전략: 자연주의, 제주 친환경 이미지 강조
  • 실제: 전체 브랜드는 비건 아님. 일부 제품만 Vegan 인증 획득

이니스프리는 전체적으로 자연 친화적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 성분에서 동물성 원료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 일부 비건 인증 라인 외에는 일반 제품도 다수 유통되고 있다.

2. 라네즈(Laneige)

  • 비건 인증 제품: 라네즈 비건 워터 뱅크 크림
  • 공식 인증: 한국비건인증원
  • 실제: 전체 라인 비건 아님. 향후 라인 확장 계획 있음

라네즈는 2023년 말부터 비건 라인을 일부 확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전체 브랜드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건 전환 시범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디어달리아(Dear Dahlia)

  • 비건 인증 제품: 전 제품
  • 공식 인증: PETA, The Vegan Society
  • 실제: 브랜드 철학 자체가 비건 중심

디어달리아는 예외적으로, 전 제품이 비건 인증을 받은 국내 대표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비건이 단순 마케팅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그 자체로 작용한다.

4. 로레알 그룹(L’Oréal)

  • 비건 라인 브랜드: Garnier, NYX 일부
  • 공식 인증: The Vegan Society 일부 제품
  • 실제: 그룹 전체적으로는 비건 아님. 계열사 제품별로 다름

로레알은 최근 몇 년 사이 ‘비건 뷰티’에 투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 중 소수만 비건 인증을 받은 상태다.

 

비건 라인을 판단할 때 소비자가 꼭 확인해야 할 것

1. ‘비건 인증 여부’ 확인

단순히 “비건”이라는 단어가 아닌, 국제 인증기관 로고 및 인증번호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2. ‘제품 전체인가, 일부 라인인가’ 구분

브랜드 전체가 비건인지, 아니면 특정 제품만 인증을 받은 것인지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제품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3. ‘동물실험 여부’와 별개라는 점 인식

‘크루얼티 프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만, 동물성 원료는 포함될 수 있다. 비건 인증은 동물실험 금지와 원료 제한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다.

 

비건 마케팅의 회색지대

‘비건 감성’만 있고 실체는 없는 경우

  • 식물 일러스트, 녹색 패키지, “클린 뷰티”라는 단어만 강조
  • “자연에서 얻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합니다”라는 애매한 표현
  • 제품 전성분표에 밀랍, 콜라겐, 카마인 등 동물성 원료 포함

이러한 전략은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일환으로 비판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의 착각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해당할 수 있다.

 

진짜 비건 화장품 브랜드의 조건

진정성 있는 비건 브랜드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한다.

  • 전 제품 혹은 명확히 구분된 제품 라인이 공식 인증을 보유
  • 성분, 생산 공정, 실험 과정에서 동물성 요소 완전 배제
  • 브랜드 철학에서 ‘비건’을 핵심 가치로 명시
  • 소비자에게 제품별 비건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

이러한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브랜드가 유명하더라도 진짜 비건 화장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브랜드 명성’보다 ‘비건 인증’을 먼저 보라

유명 브랜드가 만든 비건 라인이 반드시 진정한 비건 화장품이라고 믿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비건’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보다는, 해당 제품이 국제적으로 검증된 기준을 충족하는지, 브랜드가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비건 화장품 시장은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소비자의 철학과 선택을 반영하는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도 이제 감성보다 정보, 브랜드 이미지보다 실제 인증과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